
나도 모르게 행하는 불법건축물, 사례를 통해 설명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소장입니다.
건축 상담 중에 종종 듣는 하소연이 있습니다.
"나무 위에 오두막 지은 게 무슨 건물이라고요?"
"아니, 내 땅에 천막 좀 쳤는데 왜 불법이죠?"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건물'과 법이 정의하는 '건축물'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습니다. 그 간극을 몰랐다가 이행강제금 폭탄을 맞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3가지 사례를 통해, 나도 모르게 불법 건축물을 지은 상황이 얼마나 흔한지 성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나무 위 트리하우스, 땅에 안 닿았는데도 건축물인가요?"
할리우드 영화 속 장면 중에 종종 나오는 모습이 있습니다. 나무 위에 만들어진 아이들의 아지트인 트리하우스입니다. 저 역시 어릴 적 로망이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을 위해서, 혹은 본인의 오랜 꿈을 위해서 나무줄기에 기대어 집을 짓는 문들이 종종 계십니다.
"기초도 없고 땅에 붙어 있지도 않은데, 이게 어떻게 건물이냐"라고 하십니다.
건축물이라고 성립되는 요건 중에 하나가 '땅에 정착'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정착'이 꼭 땅에 물리적으로 붙어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국토부 해석에 따르면, 사실상 이동이 어렵거나 상당 기간 그 자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 건축물로 봅니다.
나무 위에 지은 집, 사람 손으로 들어서 옮길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거주나 휴게 목적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땅에 닿든 공중에 뜨는 건축법 적용을 받습니다.
로망을 실현하기 전에, 반드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가 가능하지부터 확인부터 하셔야 합니다.
둘째, "폴딩도어 열고 닫을 수 있잖아요, 그럼 야외 아닙니까?"
폴딩도어의 설치비가 저렴해지고 성능이 좋아지면서 최근 전원주택과 아파트 테라스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생기는 사례입니다.
베란다에 폴딩도어를 달고, 위에는 전동으로 열리는 어닝이나 개폐형 지붕을 설치해서 반야외 공간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필요하면 열면 되잖아요. 열면 야외인데 왜 문제냐"라고 하십니다.
단속 공무원이 보는 기준은 딱 하나입니다.
'이 공간이 내부 공간화되었는가?"
폴딩도어와 지붕을 닫았을 때 비바람을 완전히 막는 공간이 된다면, 이건 건폐율과 용적률에 산입 되는 증축입니다. 열고 닫고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전동으로 열리는 스카이 어닝 같은 가변형 지붕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의 방법으로 쉽게 해체하기 어렵게 고정되어 있다면 법적으로는 그냥 지붕입니다. 전동이면 더 고급진 지붕이 될 뿐입니다.
베란다를 확장해서 거실처럼 쓰는 건 사실상 무단 증축입니다. 나중에 집을 팔 때 '위반 건축물' 딱지가 붙으면 매도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가격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 "햇빛 가리는 천막인데 왜 건물이죠?"
전원주택이나 시골마당에 많이 보이는 사례입니다. 철골 기둥 세우고 그 위에 천막을 씌우는 경우입니다. 카페 야외석, 주차장 차양막, 텃밭 비가림막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들입니다.
"바람도 숭숭 통하고 비도 좀 새는데, 이게 무슨 집이냐"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은 꽤 냉정합니다.
건축법상 건축물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
여기서 핵심은 '지붕'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재질이 천막이라도 상부에서 비와 햇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지붕'으로 봅니다. 즉, 천막도 지붕으로 봅니다.
"잠깐 설치했다가 치우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볼트나 용적으로 고정된 기둥이 있고 그 위에 덮개가 있다면, 그게 천막이든 비닐이든 인허가 대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항공사진 촬영이나 이웃 민원으로 걸리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시공 업체의 다들 이렇게 합니다"라는 말, 절대 믿으면 안 됩니다.
시공 업체는 돈 받고 설치하고 가버리면 끝입니다. 업체에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적발 시 부과되는 이행강제금과 원상복구 명령은 오로지 건물주의 몫입니다.
업체가 "이건 허가 없이도 됩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근거가 담긴 공문을 달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시공업체에게 공문 요청했을 때, 여태껏 한 번도 보여준 업체를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담당 지자체의 허가권자 공무원의 판단이 최종 결론입니다.
애석하게도 이와 유사한 사례로 현장에서도 혼선이 있긴 합니다. 국토부 답변이나 건축사 조언은 어디까지나 법은 해석하고 그에 맞춰 가이드라인을 만들 뿐입니다. 최종 판단은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직접 보고 결정합니다. 지역마다 조례가 다르고 담당 공무원도 법을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천막을 설치하더라도 A구청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B구청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옆 동네는 됐다더라"는 하소연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설치 전에 딱 10분만 투자하세요
수백에서 수천만 원 들여 설치했다가 뜯어내는 비용, 게다가 매년 꼬박꼬박 나오는 이행강제금까지 생각하면 금전적 손해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것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차양막 하나라도 설치하기 전에 당당 공무원과 상담을 받아 보거나, 내용을 잘 모르겠다면 건축사사무소에 들러 상담받아 보시길 추천합니다. 10분의 짧은 상담이 수천만 원짜리 실수를 막아줄 수 있습니다
건축법은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고 엄격합니다. '설마'하는 마음보다 '확인'하는 습관, 그게 내 재산을 지키는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건축사 안소장 | 공간의 가치를 짓는 사람